색소폰 소리에 실어 보낸 행복
부안 노인회 ‘행복드림단’ 김** 목사가 전하는 제2의 인생론 전북 부안군 보안면, 고즈넉한 시골길을 따라 걷다 보면 은은한 색소폰 선율이 바람을 타고 들려온다. 소리의 주인공은 올해 일흔을 맞이한 김** 목사. 한때는 문학을 꿈꾸던 청년이었고, 사회의 역군으로 치열하게 살았던 그가 이제는 부안의 산과 바다를 벗 삼아 소외된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있다.
■ 문학도에서 목회자로, ‘비움’으로 채운 충만한 삶 대학 시절 국문학을 전공하며 시와 소설을 탐독했던 김 목사는 촉망받는 직장인으로 사회생활의 정점을 찍기도 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은 소명은 결국 그를 신학의 길로 이끌었다. 안정된 직장을 뒤로하고 보안면의 작은 시골 교회로 내려온 지 수십 년. 경제적 여건은 도시 생활에 비해 넉넉지 않았지만, 그는 “하느님의 뜻을 전하며 부안의 사람과 바람, 공기까지 사랑하게 된 시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축복이었다”고 회상한다.
■ 멈추지 않는 봉사, ‘행복 드림단’의 든든한 버팀목 세월이 흘러 자녀들은 장성해 가정을 꾸렸고, 곁을 지키던 아내의 건강도 예전 같지 않다. 농촌 인구 감소로 목회 활동의 규모도 줄어들었지만, 김 목사는 멈춰 서는 대신 새로운 문을 두드렸다. 바로 부안군 노인회 소속 ‘행복드림단’ 활동이다. 그는 요즘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이나 홀로 지내는 이웃들을 직접 찾아간다. 딱딱한 설교 대신 그가 손에 든 것은 젊은 시절 틈틈이 익힌 색소폰이다. "팍팍한 삶의 현장에서 누군가와 함께 노래하고 춤추는 이 시간이 저에게는 또 다른 예배입니다. 제가 가진 작은 재주로 누군가의 행복 온도를 1도라도 높일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하느님이 저에게 주신 새로운 사명이라 믿습니다."
■ “누군가의 행복이 곧 나의 행복”오늘도 김 목사는 정성스럽게 닦은 색소폰 케이스를 챙겨 집을 나선다. 그의 발걸음이 향하는 곳은 외로운 골목 끝, 누군가의 웃음이 필요한 현장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상실이 아니라, 더 깊게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임을 몸소 보여주는 김유순 목사. 부안의 산과 들에 울려 퍼지는 그의 입담과 색소폰 소리는 단순한 연주를 넘어, 소외된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 안는 치유의 노래가 되고 있다.
방송단 김시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