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소통마당 비쥬얼
소통마당

언론보도

처음 > 소통마당

욕심을 비우니 비로소 평안이 왔습니다.

작성자: 대한노인회 부안군지회    작성일: 2026-04-02   조회수: 15   

욕심을 비우니 비로소 평안이 왔습니다매창공원 옆 텃밭에서 만난 문**(74) 씨의 내려놓음에 관하여

전북 부안 매창공원 인근, 파릇한 채소들이 자라나는 작은 텃밭에는 매일 아침 흙을 만지는 한 노신사가 있다. 화려했던 젊은 날의 기술도, 고단했던 삶의 무게도 모두 텃밭의 거름으로 묻어버린 채, 이제는 '순응'의 미소를 짓고 있는 문**(74) 씨다.

셔터 소리와 함께 시작된 청춘 전남 장성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그는 열일곱 어린 나이에 형의 사진관을 이어받으며 사진 인생을 시작했다. 스무 살 무렵 아버지를 따라 부안으로 이주한 뒤, 그는 특유의 성실함과 보정 기술로 금세 이름을 알렸다. "9시까지 촬영하고 새벽 2~3시까지 암실에서 필름을 말렸죠. 새벽닭이 울 때까지 보정 작업에 매달려도 피곤한 줄 몰랐어요. 그땐 사진 한 장 한 장에 아이들의 미래와 가족의 행복 그리고 넉넉한 수익이 생긴다는 생각에 참 재미있게 일했습니다.” 그의 손끝에서 태어난 수만 장의 사진들은 부안 학생들의 졸업 앨범과 가족사진이 되어 누군가의 거실에 여전히 걸려 있을 것이다.

디지털의 파도와 뜻밖의 여정 50세를 바라보던 시기, 세상은 '디지털'이라는 거센 파도에 직면했다. 평생 필름과 인화지를 만져온 그에게 컴퓨터와 픽셀은 낯설고 두려운 벽이었다. 결국 27년간 정들었던 카메라를 내려놓고 그는 지인의 권유로 '양봉'이라는 새로운 길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꽃을 찾아 전국을 떠도는 양봉업은 사진관 안에서의 삶과는 전혀 달랐다. 운동과 사람을 좋아하던 그에게 17년의 양봉 생활은 육체적 고단함과 인내의 연속이었다. 남매를 번듯하게 키워낸 훈장 같은 세월이었지만, 무리한 노동은 결국 그의 몸에 흔적을 남겼다.

불능'의 상처를순응'으로 치유하다 최근 그에게 닥친 시련은 건강이었다. 허리 수술에 이어 왼쪽 어깨 수술을 받았지만, 결과는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았다. 의료 사고를 의심하며 분노와 자책으로 밤을 지새운 적도 있었다. 소송을 고민하기도 했으나, 그는 긴 싸움 대신 '포기'가 아닌 '내려놓음'을 택했다. "처음 5개월간 재활 치료를 받을 때는 화가 치밀어 견딜 수 없었죠. 하지만 생각해보니 인생은 결국 '생로병사'의 과정이더군요. 아무리 화려했던 시절도 건강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그는 이제 불편한 몸을 탓하기보다, 남은 기능을 소중히 여기며 마음의 평안을 찾는 길을 택했다. 화를 내면 몸이 더 아팠지만, 마음을 비우니 비로소 웃음이 돌아왔다고 한다.

어른다움의 정점, ‘내려놓음오늘도 그는 텃밭에서 자라나는 생명들을 보며 자신을 가다듬는다. 74세의 나이에 그가 내린 결론은 명확하다. 진정한 '어른다움'이란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고, 가질 수 없는 것에 미련을 두지 않는 '내려놓음'에 있다는 것이다. 환하게 웃는 그의 얼굴에는 세월의 풍파가 남긴 주름보다, 비움 뒤에 찾아온 평온함이 더 깊게 새겨져 있었다. "주어진 삶에 순응하고 내려놓는 것, 그것이 노인이 갖추어야 할 마지막 덕목이지요.”

 

 

그가 인터뷰 말미에 남긴 말이다.

 

방송단 김시웅 기자

..이 게시물을 블로그/카페로 소스 퍼가기 twitter로 보내기 facebook으로 보내기
이전글 그냥 버리지… 2026-04-02
다음글 82세 청년의 자부심, 식물과 함께 꽃피우다 2026-04-02



작성자 :
내용 댓글쓰기
None Da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