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거부안”에서 홀로서기
한**씨는 위도에서 태어났다. 4대째 위도에서 뿌리내리고 살았다. 어린 시절 그는 선착장에서 육지로 오가는 배를 보면서 저 배를 타면 다른 세상이 있을 그것만 같았다. 사방이 바다로 막힌 섬은 익숙하면서도 답답한 세계였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도시로 나가게 되었지만, 세상은 녹록지 않았다. 섬을 떠났으나, 일은 섬을 오가는 여객선 안경호에서 일을 했고 기술직 공무원으로 근무 했다. 그는 슬하에 자녀 5남매를 두었고, 안정된 직장을 다니며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제 몫을 다하고 있다. 사람들은 그를 보고 자식 농사도 잘 지었다고 부러워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마음 한편에는 늘 아내의 빈자리가 자정리하고 있다. 몇 해 전 지병이 있던 아내가 세상을 떠났다. 평생을 함께한 아내의 자리는 생각보다 깊고 컸다. 한동안 마음 둘 곳이 없어 방황하기도 했다.
딸의 집에서 손주들을 돌보면서 외로움이 옅어지기도 했지만, 딸이 다른 지역으로 이사 하게 되면서 전주 아들 집 근처로 옮겨 지냈다.
십여 년 전에 부안에서 정착해 사는 여동생 권유로 지난해 부안으로 이사 왔다. 애들은 적극 찬성했고 거주할 집과 이사까지 모두 도맡아 해주었다.
부안에 와서‘스쿨존’일을 했고, 이어 올해는 생활안전관리단에 지원했는데 다행히 합격했다. 내 나이가 적지 않은 나이여서 나는 매일 근력 운동과 걷기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오래 살고 싶어서가 아니라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서다.
부안은 예로부터‘생거부안’이라고 했다. 살아서는 부안이 으뜸이라는 뜻으로 부안의 풍요로운 물산과 살기 좋은 환경을 가르치는 말이다. 이제 살면서 그 뜻을 알아가고 있다. 바다를 떠나고 싶었던 젊은 날과 달리 이제는 어떻게 살 것 인가를 생각한다. 아내를 먼저 보낸 슬픔은 여전히 가슴 한편에 남아 있지만 오늘도 남은 삶을 위해 단단히 걸어가고 있다.
방송단 김미정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