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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나이, 구순

작성자: 대한노인회 부안군지회    작성일: 2026-02-24   조회수: 46   

행복한 나이, 구순

 

내 나이 구십이 넘었어.”

** 어르신은 담담하게 말을 꺼냈다스무 해 전 자녀들은 모두 혼인해 전국으로 흩어졌고곁을 지키던 남편과도 사별했다친구들도 하나둘 세상을 떠났다젊은 시절 농사일로 얻은 허리 지병은 아직도 남아 있다노인 유모차를 끌고 경로당에 나가 보지만 바닥에 오래 앉아 있기 힘들어 한 시간도 못 버티고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고 했다사람들과 오래 함께하지 못하는 시간이 서글펐다.

그래도 지금은 참 좋은 세상이여.”

어르신은 말을 이었다요양보호사가 주 닷새 찾아와 밥과 국기본 반찬을 챙겨준다따뜻한 음식이 식탁에 놓이면 마음도 함께 놓인다··금이면 비슷한 처지의 어르신이 찾아와 냉장고 문을 열어보고 상한 음식은 없는지 살핀다약은 잘 챙겨 먹었는지도 확인해 준다

한 달이면 열흘은 누군가가 자신을 보러 온다고 했다.

올해부터는 왕** 씨가 정리 수납 일자리로 노노 케어를 맡았다. 1년 전까지는 옆집 아주머니가 이 일을 해 주었지만, 다른 일자리를 얻게 되면서 그만두었고그 자리를 옆 동네에 사는 왕** 씨가 이어받았다.

열여덟 살이나 어리지만내게는 막내 여동생 같네그려.”

** 어르신은 그렇게 말했다허물없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살아온 세월을 다시 떠올리게 해 준다고 했다심심하지 않게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고자신의 하소연도 잘 들어준다아끼던 스웨터와 모시이불을 주고 싶을 만큼 마음이 간다고 했다.

앞으로 십 년만 더 살 수 있다면 좋겠어치매 안 걸리고건강하게. ** 씨랑 이렇게 말벗하면서.”

구순의 나이.

예전 같으면 몸만 남는 세월이라 여겼을지 모른다그러나 지금의 그녀는 다르다하루 중 누군가의 방문을 기다리고말을 나누고웃음을 주고받는다정리 수납 봉사는 냉장고 속 물건만을 정리하는 일이 아니었다흩어진 하루를 정리하고쓸쓸해질 틈을 줄여주는 일이었다.

나오는 길에 정** 어르신은 나지막하게 말했다.

지금이 제일 행복한 나이야.”

방송단 이명례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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