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터전을 잃었던 곳에서 다시 활력을 찾는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이곳 새만금 환경 생태 단지에서 일하게 되었다. 이곳에서 나는 여러 가지의 탐방서비스를 제공한다. 단지 내를 돌며 환경 정화 활동이나 탐방객들에게 자전거를 대여해 주거나 반납되는 자전거를 제자리에 정리하는 일, 자전거 이용객에게 안전모 착용과 안전 관련 주의 사항을 설명하는 일, 또 간단한 주변 지역이나 생태 단지에 대한 안내도 같이하고 있다. 물론, 이 일들은 우리 노인회의‘탐방 도우미’가 아니더라도 전적으로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있다. 그럼에도 연간 이용객이 많다 보니 우리의 역할도 무시하지 못한다. 이 기관에 누를 끼치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항상 친절해지려고 노력한다.
이곳은 허허벌판 한가운데라는 지리적 여건 때문에 겨울에 춥고, 여름에는 습하고 덥다. 특히, 허허벌판이다 보니 큰 그늘이나 바람을 피할 곳이 없는 점도 불편 사항 중 하나이다. 그러나, 다행히 안내소가 따로 있어서 환경 정화 활동을 하지 않을 때는 주로 실내에서 일한다. 날씨와 관계없이 실외에서 일하는 사람들에 비하면 아주 좋은 여건이라고 할 수 있지만, 수시로 안팎을 드나드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만일 나에게 일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이 뭐냐고 묻는다면, 지금처럼 연이은 한파나 기상악화로 인하여 탐방객이 뜸할 때라고 할 것이다.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3시간이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 그래도 탐방객이 많을 때가 시간도 잘 가고, 이런저런 얘기도 하다 보면 일하는 뿌듯함이 있기 때문이다. 이곳은 가족 단위나 학생들, 일반인들 할 것 없이 전 연령층 방문하는데 유치원생들이 왔을 때는 저절로 입가에 웃음이 번진다.
한 번씩 이곳은 나에게 복잡한 감정을 불러오기도 한다. 나는 인근의 계화도 사람으로 거의 평생을 고향에서 살았다. 새만금 간척사업이 이루어지기 전에는 배 사업을 크게 하여 방송에 더러 출연하기도 하였는데, 바다가 육지가 되고, 천연 황금어장에서 조개가 사라지면서 가족의 생업도 더 이상 이어갈 수 없게 되었다. 바다와 갯벌에, 기대에 살던 삶의 터전을 잃게 되었기 때문이다. 배 사업을 할 때는 풍요로운 삶이었지만, 간척사업 이후로 아내와 나는 읍내에서 일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이제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그렇다고 100세 시대에 아직 집에 머물러 있기도, 어디 취직하기도 애매한 시점에 다행히‘대한노인회’의 ‘노인 일자리’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직원들도 친절하고 나름의 전용공간도 있으나 한여름에는 노인회에서 지급해 준 조끼를 착용할 수 없는 불편이 있다. 실내는 괜찮은데 실외에서 껴입기에는 너무 덥다.
시골에서 내 나이는 아직 청년(?)이나 다름없다. 아직은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약도 없고, 어디 불편한 곳 없이 아주 건강한 편이다. 비록 하루 3시간이지만 부모님이나 가족들을 대할 때 정확히 내 일이 있다는 것이 그렇게 떳떳하다. 내가 이 일을 시작하니 가족들이나 친구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젊은 시절 내 삶의 터전이었던 이 땅이 이제 장년의 나에게 소소하지만 새로운 활력의 한 페이지를 열어 주는 것 같다.
나는 삶의 터전을 잃었던 곳에서 다시 또 다른 삶의 활력을 찾는 중이다!
방송단 김지현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