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이란 말은 어색하다."… 부안의 ‘슈퍼 시니어’ 백**씨를 만나다.
과거엔 환갑이나 진갑만 지나도 사회의 뒷방으로 물러나는 것이 당연한 미덕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여기, 그 관념을 비웃듯 젊은 시절보다 더 뜨겁고 활기찬 인생 2막을 열어가는 이가 있다. 주인공은 바로 부안의 ‘슈퍼 시니어’ 백**(70) 씨다.
40년 공직 생활 후 찾은 ‘제2의 전성기’
인천에서 공업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청에 입사해 40여 년간 묵묵히 공직의 길을 걸어온 백 씨. 정년 퇴직은 그에게 마침표가 아닌 새로운 시작의 신호탄이었다.
그의 무기는 탁월한 손재주이다. 무엇이든 뚝딱 만들어내고 고치는 그의 솜씨는 퇴직 후에도 그를 가만히 두지 않았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일흔의 나이에도 여전히 정읍의 한 기업에서 현역으로 활약하며 당당히 출근길에 오르고 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 철저한 자기 관리와 열정
백 씨의 일과는 여느 젊은이들보다 밀도가 높다. 귀가 다소 어두워 보청기를 착용하고 있지만, 업무나 대인 관계에서 뿜어져 나오는 자신감에는 거침이 없다. 그의 에너지는 철저한 자기 관리에서 비롯된다.
기상 직후: 침대 위에서 1시간 동안 전신 스트레칭
아침 시간: 종합 운동장에서 동호인들과 30~40분간 야외 운동
퇴근 후: 헬스장으로 직행해 근력 운동 매진
운동 뿐만 아니라 술과 사람을 좋아하는 호탕한 성격에, 어디서든 먼저 앞장서는 솔선 수범의 자세는 주변 동료들에게도 큰 귀감이 되고 있다.
발효주부터 목공까지… ‘생산하는 노년’의 표본
그의 활동은 직장 생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백 씨는 소모임을 결성해 동료들과 함께 전통 발효주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직접 정성을 담아 빚은 술은 지역 로컬푸드 매장에 납품될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았다. 또한 시간이 날 때마다 공방에서 목공예 작업에 몰두하며 창작의 기쁨을 누린다. “누가 무언가 해주기를 바라기 전에,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먼저 생각하라.” 백 씨가 평생 가슴에 새기고 실천해 온 좌우명이다. 수동적인 복지의 대상이 아니라, 스스로 가치를 창출하고 사회에 이바지하는 그의 모습 앞에서 ‘노인’이라는 단어는 무색해진다.
백** 씨의 사례는 초고령 사회를 앞둔 우리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나이 듦이란 쇠퇴가 아니라, 축적된 기술과 열정을 바탕으로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는 과정임을 그는 몸소 증명하고 있다. 오늘도 부안의 이른 아침을 깨우는 그의 발걸음은 그 어느 청춘보다 가볍고 힘차다.
방송단 김시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