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이 청소하면 기분이 좋다
결혼하여 10여 년간 소작농을 해 오던 성실한 남편은 지병이 생겨 몸이 점점 허약해지고 힘든 일을 못 하게 되었다.
슬하에 1남 3녀를 두었는데 소작농으로 얻어진 수입은 겨우 생계만 이어갈 수 있었고 장성하는 자녀들 뒷바라지는 턱없이 부족하였다.
나는 대파 작업등 날품팔이를 하기가 일쑤였지만 다행히 심성이 고운 자녀들은 공부도 잘하여 장학금을 타서 학업을 마치게 되었고 취직도 하여 결혼도 하게 되었다.
내가 예순 살이 되던 해에 남편의 병세는 깊어져만 갔다.
4남매 자녀는 매윌 정기적으로 방문 일자를 정하여 부친의 병환을 보살펴 왔고 효심이 가득한 자녀들은 주위 사람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남편은 3년 전 하늘나라로 가시고 홀로 남겨진 나는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되자 우울증에 시달리게 되었다.
마침, 마을 이장님의 권유로 노인 일자리에 등록하게 되었다.
내가 하는 일은 지역민 11명과 2인 1조가 되어 구역을 정하여 도로 주변의 비닐 및 담배꽁초 수거, 우유 팩, 음료수 빈 병 등을 수거하며 환경 정화를 하는 일이다.
처음 일자리를 시작할 당시는 담배꽁초 수거하는 일이 가증스러워 망설이기도 하였다.
지금은 집합 장소에서 우리 조가 수거한 내용물을 평가하기도 하며 동료들의 건강 안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일자리가 즐겁기만 하다.
하지만, 지난해는 안타까운 사연도 있었다.
1조 구역을 담당하던 단짝 동료는 치매 증상이 심하여 일자리를 포기해야만 했다.
지금은 매사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
나는 틈만 나면 마을경로당에서 점심상을 챙기기도 하며 어르신들의 말벗도 되어 준다.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건강을 잘 지켜내는 것이며 효심이 가득한 자녀들에게도 보답하는 길이다.
앞으로 도로 주변 환경 정화 일자리에 참여 하여 건강도 챙기고 동료들과 함께 어울려 주변도 깨끗한 환경을 만들어 갈 것이다.
방송단 이명례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