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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도 꼭 허고 싶은디~ 넘들이 흉보까?"

작성자: 대한노인회 부안군지회    작성일: 2026-02-10   조회수: 33   

내년에도 꼭 허고 싶은디~ 넘들이 흉보까?”

202623일 아침, 오전 10시가 다 돼 가지만 연초부터 시작된 강추위는 아직도 시들 줄 모르고 뺨에 와닿는 공기가 매섭기만 하다. 이런 날씨에도 불구하고 인터뷰 대상을 찾아 이리저리 차를 몰아 보지만 쉽사리 결정하지 못하고 운전대만 돌리고 있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주황 조끼(노인 일자리 참여자) 는 더러 보이지만, 이 추운 날에 한데서 말씀드리기가 너무 죄송해서이다. 사실은 이에 대비해 집을 나서기 전에 캔 커피 몇 개를 끓는 물에 충분히 데워 가지고 나왔지만, 용기가 안 나서 냉가슴만 앓던 차에 아파트 골목길에서 할머니 한 분이 쓰레기를 줍고 계신 것을 발견하였다. ‘따뜻한 차라도 한잔 대접해야겠다싶어 캔 커피를 드리며 무심코 여쭤보니 바로 노인 일자리 참여자셨다. (옷을 많이 입으시느라 조끼를 못입으셨다고) 취지를 말씀드리고 차에 모셔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어르신은 바로 옆 아파트 (제일오투그란데 1)에서 큰딸 내외와 대학생 손주까지 넷이 함께 살고 계시며 이런 유사한 일을 하신 지 벌써 10여 년은 됐을 것이라고 하셨다.

어르신의 연세를 듣고 깜짝 놀랐다. 90세라고 하신다.

허리도 조금 굽으셨고 손이나 주름진 얼굴만으로도 어느 정도의 연세를 가늠할 수 있다지만 그 연세에 보행 보조기도 사용 안 하시고, 얼굴에 검버섯 한 점 없이 곱고, 보청기도 착용 안 하신 그냥 평범한 시골 할머니 모습이었다. 건강 비결을 물으니 항상 적당히 움직이시고 식사 잘하시고 기도 많이 하시다 보니(교회 권사님) 여태껏 수술 한번 없이 혈압약 복용하시는 것과 한 번씩 무릎 아프신 것 말고는 특별히 불편한 곳은 없으시다고 하신다.

어르신은 원래 주산면 홍해 출신으로 결혼 뒤에는 같은 주산면 덕림에서 오래 사시다가 연세 드셔서는 부안읍으로 나와 아파트에서 사신다고 한다. 슬하에 따님만 두 분 있어서 젊어서는 없는 아들 생각에 그렇게 아쉬웠는데 늙으니, 따님들이나 사위들의 사랑으로 편안하시다고 한다. 전에 사시던 아파트에서는 경로당에 사람들이 모여서 종일 밥도 먹고 얘기도 하면서 재미가 있었는데, 지금의 아파트는 젊은이들이 많아서 그런지 경로당에 사람이 없어서 갈 수도 없고 하루가 너무나 심심하셨다고 한다. 이웃들이 가지 말고 말렸지만, 가족들이 원하는 대로 따르셨단다. 그러다 노인 일자리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하신다.

필자가 처음 마주했을 때, 어르신은 머리까지 온몸을 꽁꽁 여미신 모습으로 골목길 경계석에 몰려있는 낙엽들을 헤치며 쓰레기를 줍고 계셨다.

왜 낙엽 더미까지 헤치며 주우시냐?”라고 여쭈니, 찻길에 쓰레기가 보여서 참을 수가 없으셨단다. 더구나 아파트 건너편에 상가가 있는지 보니 주변에 쓰레기나 담배꽁초가 많이 굴러다녀 보기 안 좋을 때가 많아 신경이 쓰였다고 하셨다. 노인회에서는 차도는 위험하니 내려가지 마시고 되도록 안전한 곳에서 일하시라라고 하셨다는데, “내가 돈을 받고 나왔는데 어떻게 눈에 보이는 것을 못 본 척하겠느냐? 그래서 차 안 올 때 기다렸다 하고 있지, “나처럼 늙은이한테 이렇게 일도 시켜 주고, 내 약값도 내가 벌어 쓰고 허니 가족들 보기도 좋다고 하셨다. 특히, 아직도 대학생 손주 용돈 줄 때 가장 기쁘다고 하신다. 노인 일자리는 어르신 건강 비결 1번이라서 추워도 감사한 마음으로 기쁘게 일할 수 있다고 하신다. 쓰레기를 줍느라 매일 적당히 움직이시니 밥맛도 좋고 기분도 가뿐하시다고 강조하셨다.

내년에도 꼭 허고 싶은디 넘들이 흉보까?”

조심스레 말씀하신다. 당신은 아직은 할 만 하고, 혈압 말고는 크게 아픈 곳도 없으니 이대로라면 내년에도 일하고 싶으신데 남들이 흉볼까 걱정하시길래, “남들도 다 똑같으니 아무 걱정 마시고 지금처럼 건강 지키셔서 내년에도 꼭 뵈어요라고 응원해 드렸다.

어르신, 항상 지금처럼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방송단 김지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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