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도(蝟島)가 키우고 위도가 품은 ‘영원한 현역’, 최** 님의 삶과 음악
58년 개띠 섬 사나이의 70년 외길 인생 색소폰 선율에 실어 보낸 섬마을의 철학과 한(恨)
서해의 아름다운 섬 위도에는 섬을 닮아 단단하고, 바다를 닮아 깊은 한 남자가 살고 있다. ‘58년 개띠’ 최** 씨. 그는 단순히 위도에서 태어난 토박이를 넘어, 위도의 역사와 문화를 몸소 체감하며 섬을 지켜온 진정한 그의 말대로‘섬놈’이다.
돛단배의 추억과 아버지의 마지막 술 한 잔 최 씨의 기억 속에는 육지 한 번 나가려면 꼬박 하루 이상이 걸렸던 돛단배(풍선) 시절의 고단함과 칠산 앞바다를 가득 메웠던 파시(波市)의 황금기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한때 군산으로 고교 유학을 떠나기도 했지만, 결국 그를 부른 것은 고향 위도의 바닷바람이었다. 그의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술’과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다. 술을 유독 좋아하셨던 아버지가 임종 직전 마지막으로 삼키신 것이 아들이 입에 부어드린 술 한 모금이었다는 일화는, 그에게 술이 단순한 기호품을 넘어 부자간의 마지막 연결고리였음을 짐작게 한다.
학교 행정실에서 시설관리까지, 멈추지 않는 ‘현역’고등학교 졸업 직후 학교 행정실에서 시작한 그의 직장 생활은 정년 퇴임 후에도 멈추지 않았다. 임시직으로 돌아와 학교 시설관리를 맡으며 여전히 현역으로 학교를 누비는 그는, 성실함의 표상과도 같다. 일을 마치고 지인들과 나누는 소주 한 잔은 그의 삶을 지탱하는 힘이다. 거나하게 취기가 오르면 가수 나훈아의 ‘사나이 마음’을 개사한 ‘연오의 마음’을 목청껏 부르며 가슴 속 깊이 맺힌 섬사람의 한을 녹여내곤 한다.
색소폰 부는 섬마을 철학자 최근 그는 위도의 ‘스타’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학교 근무 중 음악 교사에게 어깨너머로 배우기 시작한 색소폰 실력이 어느덧 20년의 세월을 입어 수준급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각종 지역 행사에 초대(?)되어 구수한 입담 뒤에 이어지는 그의 색소폰 연주가 시작되면, 70 평생 섬 바다의 외로움과 싸워온 그의 내면이 선율을 타고 흘러나와 청중들의 숨을 죽이게 만든다.
비록 유명한 학자는 아닐지라도, 긴 세월 섬을 지키며 터득한 그의 인생론은 그 어떤 철학보다 깊다. 삶의 희로애락을 관통하는 그의 ‘섬 철학’을 듣다 보면 누구라도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
“섬은 갇힌 곳이 아니라, 바다로 이어지는 가장 많이 열린 곳이다. 젊음이 섬을 떠나는 것이 순리라지만, 누군가는 이 땅의 가치를 이어가야 한다.”고 말하는 그는 70년 평생을 위도와 함께하며 예술가로, 또 철학자로 살아가는 위도 사람이다. 그는 오늘도 위도의 푸른 바다를 배경 삼아 자신의 인생을 연주는 진정한 58년 개띠 ‘섬놈’이다.
방송단 김시웅 기자